[SOH] ‘양’ 과 ‘2’, 어느 쪽이나 둘을 의미합니다. 베이징에서 개최되고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을 줄여서 ‘양회’라고 부르는 것이 관습이지만, 이번에는 ‘2회’라는 명칭이 사람들의 낄낄거리는 웃음과 함께 세간에 퍼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어에서 ‘2’의 형용사적 사용법에 있습니다. ‘2’라고 하는 것은, 그 사람이 바보인 것을 의미합니다. 즉, ‘양회’가 ‘2회’가 된 것은 껍데기만 양회일 뿐 참석 대표들의 발언이 ‘어처구니 없다’라고 하는 사람들의 야유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2회’ 중에서도 특히 전인대는 중국 헌법에서 ‘국가의 최고 권력기관’이라고 자리매김되어 법률 제정, 국가주석 선출 등을 실시하는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이러한 사항은 공산당 지도부가 결정하고, 전인대는 당의 결정을 추인하는 거수기로 변했습니다. 또 전인대 대표도 공산당이 지명한 후보에서 선출돼 공산당 방침에서 일탈한 사람이 선택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회기중 삼엄한 경비 역시 전인대가 이름뿐인 것임을 증명합니다. 올해 대표 1명에 150명의 경비원이 할당돼 총 70만명이 보안에 동원됐습니다. 삼엄한 경비는 ‘대표’를 ‘인민’으로부터 격리시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대표들에게 청원을 시도하는 인민 용사들은 연행되어 노동교양소나 감옥에 들어갑니다.
베이징 이공대 법학자 쉬신(徐昕)은 “대표들에게 제대로 책임을 완수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대표의 직장, 주소, 연락처를 공개해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인민대표 제도는 60년을 맞이하지만, 인민이 그들을 대표하는 대표들에게 연락해 청원하는 수단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2회’의 다른 하나인 정협은 국정 조언기관으로, 공산당이나 그 이외의 당파, 단체, 각계 대표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 대표 가운데 1명인 상하이 푸단대 거젠슝(葛劍雄) 교수는 지난 3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정협위원은 본인 스스로 입후보하는 것이 아니라, 비공산당원은 (중공 중앙) 통전부가 추천하고, 공산당원은 (중공 중앙) 조직부가 추천한다. 추천 명부를 중앙이 심사해, 정협 상무위원회가 최종 결정한다. 본인에게 의욕이 있는지의 여부는 상관없다. 사전에 통지하고 공개하는 부문도 있지만, 많은 경우 위원들은 신문 발표를 보고 자신이 정협위원이 된 것을 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당선’에 대해 놀라는 것은 전인대 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1992년생으로 이번에 최연소 대표가 된 윈난성 표판매원 톄페이옌(鉄飛燕)은 자신의 당선을 2월 중순에 알았으며, “그 순간 몹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안후이성 농촌지역에 사는 27세의 펑웨이핑(彭偉平)도 지난해 임신중임에도 정신박약아를 도운 점을 인정받아 이번 인민대표에 당선됐습니다. 그는 ‘너무 의외’라면서 자신도 당선에 몹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당선에 전혀 놀라지 않는 대표도 있습니다. 83세의 선지란(申紀蘭)은 1954년 ‘첫 당선’후 낙선했던 적이 없습니다. ‘인민 대표로서, 당에 폐를 끼쳐선 안 된다’는 견해를 나타내는 신 대표는, 60년간, 반대표를 던졌던 적이 없습니다. 네티즌들은 ‘대약진과 문화대혁명을 추진할 때도 찬성했고, 대약진과 문화대혁명을 부정할 때도 찬성해, 정치적 주장이 전혀 없는 그가 왜 계속해서 대표가 되는가’라고 유명무실한 대표와 그 제도를 비난했습니다.
이처럼 임명된 대표의 제안에는 매년 국민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광둥성 대표 주례위(朱列玉)는 개회 전, 설 연휴와 10월 연휴, 5월 연휴 기간 동안 중국 전역에서 철도 ‘무임승차’를 제안했습니다. 또 10만위안(약 1,700만원) 이상의 뇌물수수에 부과되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1년으로 감형하지는 발의도 했습니다. 중화자선총회 명예 부회장으로 전인대 대표인 저우썬(周森)은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는 세금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시민들의 생각과 동떨어진 이런 제안들이 풍성한 반면, 정권에 노여움이 되는 것은 수년 동안 건드려지지도 않았습니다. 고위관리들의 재산공개를 의무화하는 ‘햇빛 법안’은 20 수년 전에 제안됐음에도 부자들이 얼굴을 내미는 대회에서는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형상입니다. 천안문 사건의 피해 학생 어머니들이 매년 이 사건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했지만, ‘당에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대표들은 이 사건에 대해서도 외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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