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정치쇼로 불리는 중국의 ‘양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정치협상회의)’가 3일 베이징에서 막이 올랐습니다.
중국 언론은 통상 ‘양회’ 개회 전부터 당선된 ‘양회’ 대표 등을 소개하고, 개회 분위기를 점차 높여가지만, 올해는 ‘고참 대표’로서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 선지란(申紀蘭)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그 보도가 예상 외의 반응을 불렀습니다.
선지란은 83세로 1954년부터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로 선택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공화국이 성장한 역사적 증인’이라고 하는 선씨는 인터뷰에서 “1954년 이후 반대표를 던진 적은 한번도 없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푸젠성 화차오(華僑)대 문학부 마오한(毛翰) 교수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선지란 대표의 노래’를 평가했습니다. 가사는 중국에서 모두가 알고 있는 혁명 노래 ‘홍호적위대(洪湖赤衛隊)’를 개사한 것입니다. 그 내용은 “엄마, 내가 죽으면, 인민대회당에 묻어 손의 뼈를 높게 들도록, 내가 영원히 결의에 찬성하도록 해 주세요…”입니다.
마오 교수의 교묘한 개사에 팔로워들은 선씨의 ‘노예근성’등을 가차없이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선씨의 거짓말도 적발됐습니다. 그에 따르면, ‘선씨는 자신이 농민 대표라고 말하지만 남편은 일찍이 도시국장으로, 그녀 자신도 성 부인연합회 주임이었다. 자식 1명은 현역 교통국장이고, 다른 자식 1명도 현역 식량국장이다. 선씨는 부동산 회사 회장이다. 2008년 그 회사의 매출은 6억위안(약 1천억원)을 초과했고, 이익은 7천만위안(약 120억원)이었다. 쓰촨 대지진 당시 ‘평생의 저축’이라면서 1만위안을 기부했지만 그럼에도 ‘도덕의 모범’으로 선정됐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블로그는 실명으로 등록되지만, 그럼에도 네티즌들은 독재체제를 당당히 비판하고 있으며, 그 비판은 기존의 감정적, 현상적인 것에서부터 이성적,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양회’ 대표를 ‘거짓 대표’, ‘공산당에 대표당한 대표’ 등의 야유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또, 개회 전 저우융캉 전 정법위 서기를 지목하고 비판한 변호사도 있고, 천안문 사건이나 파룬궁에 대한 불합리한 탄압을 재검토하라는 요구안을 ‘양회’에 제출한 용자(勇者)도 있습니다. 또 이 요구안을 당당하게 지지하는 대표도 다수 있습니다. 이는 전대미문의 질적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중국인들은 독재체제에 대해 무력한 야유에서 유력한 비판으로 전환해, 공산당에 대한 인식은 현상에서 본질로 깊어지고 있으며, 중공의 범죄에 대해서도 이전의 침묵에서 책임을 추궁하는 등 중공의 금기를 깨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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