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베이징에서 3일 개최될 예정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올해에도 변함없이 청원자 단속이 엄격해지고, 인권 활동가들에 대한 감시도 삼엄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도부 교체가 실시되는 이번 양회를 대비해 베이징 시정부는 지난달 20일 준비회의를 소집하고 회기중 사회안정유지를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습니다.
매년 양회 개최일이 가까워지면 중국 각지의 청원자들이 베이징에 몰려듭니다. 각 지역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중공 지도부가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해당 지역에서 파견된 관리들에 의해 잡히면 집으로 강제송환 되지만, 그럼에도 청원자들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매년 베이징으로 향합니다.
일부 청원자들에 따르면, 지역 현지 당국은 지역민들에게 ‘양회기간 동안 베이징에 가지 않고, 청원하지 않고, 과격한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을 강요당했습니다. 또 해당 지역 청원자들을 찾아내 현지로 돌아오기 위해 사복경찰들을 대거 베이징에 파견했습니다.
인권 단체에 따르면, 지난 25일 지방 청원자 수십명은 주중 미국 대사관 앞에 모여 미국측에 자신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부당한 처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청원했습니다. 이들 전원은 무장경찰들에게 강제 연행됐습니다.
청원자들이 집중되어 있는 베이징시내 일부 지역에는 청원자들에게 집을 빌려주지 말라는 통지서가 붙어 있으며, 한밤중에 급습해 청원자들을 체포하는 사례도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한 여성 청원자는 ‘청원서도 복사할 수 없다. 가게 주인이 경찰의 명령에 따라 복사해주지 않는다’라고 현지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또, ‘사회 불안정 요소’라는 딱지가 붙은 인권활동가, 민주화 운동가들 역시 삼엄한 감시와 행동의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활동가들에게 법적인 도움을 줘 당국의 눈밖에 난 딩자시(丁家喜) 변호사에게는 지난달 25일 밤부터 매일 24시간 동안 ‘심부름꾼’이 붙어 있습니다. 그는 이 감시가 양회 폐막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무고한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다. 이것이 중국의 현실이고, 중국인으로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모든 중국인은 그러한 것들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 당국은 항상 공포감을 갖고 있다. 마치 말기 암환자 같고, 정권붕괴를 두려워하고 있다. 사실 이 미미한 수의 정치 이견자들, 인권 활동가들이 그 정권을 전복시킬 수 없는데도 말이다”라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총서기 취임 후, 인권 활동가들과 정치 이견자들 사이에서는 엄격한 제한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딩 변호사는 “우리의 착각이었다. 시 총서기가 ‘청원자를 제지하거나 강제송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새 지도부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라고 실망을 보였습니다.
한 청원자는 VOA의 취재에서 “’인민대표’라는 직함이지만, 실제로 인민이 선택한 것은 아니고,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리도 없다”면서 분노를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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