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로이터 통신은 17일자 중국어판 특별보도에서 지난해 10월 29일밤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 육군사령관 회의 만찬의 한 장면을 소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만찬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의 런하이취안(任海泉) 부원장은 다른 15개국 군 고위 관계자 앞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교훈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이 전후(戰後) 국제구도에 도전하고 있다”, “사람은 역사를 잊어 안되며,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파시스트 국가가 붙인 전쟁의 불이 많은 지역을 잿더미로 만든 역사가 있고, 호주의 다윈지역도 폭탄이 떨어졌다”고 발언했습니다. 이 발언이 끝나자 마자 만찬에 참석했던 일본 자위대 육군 장군들은 만찬장을 떠났습니다.
‘중국군 강경파, 섬 분쟁문제에 강경자세’라는 제하의 특별보도 논평에서 로이터는 런 부원장의 논조는 결코 단발적인 것이 아니며, 군 고위인사들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군사충돌에 대비’, ‘단기간의 강력한 전투에서 주권을 지키자’, ‘먼저 손을 쓰면 다른 사람을 제압할 수 있다’, 등 최근 군 고위층의 호전적인 발언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논평은 언론이 통제되는 중국에서 이 같은 강경파의 주장이 확산되는 것은 중국 정치외교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을 드러낸다고 진단했습니다.
서구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군사 예산이 이미 2,000억 달러(약 211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논평은 중국이 최근 30년간 최신형 군함과 전투기, 미사일 등을 충분히 배치해 원거리 작전 등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군비 확장을 실시해 왔다면서, ‘현대 중국은 처음으로 해안선에서 멀리 떨어진 분쟁지역을 빼앗는 군사력을 지녔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역 대국이 된 중국은 원자재와 상품, 에너지 등이 통과하는 해운 루트에 점점 욕심을 내고, 그 중에서도 특히 동중국해와 남중국해가 지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주권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웃 국가들은 군사력과 경제력 양면에서 고성장을 이룬 중국이 이번에는 분쟁지역의 영유권을 손에 넣기 위해 ‘무력행사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하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또 군 고위 관계자들의 호전적인 발언은 전략의 일부라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강경발언이 보도된 고관들 대부분은 군 소속 대학과 싱크탱크에 속해 있어, 그들이 실제로 230만 군인의 다수파 의견을 대표하고 있는지, 국가 외교정책에 영향력을 갖는지, 혹은 그들의 발언이 현직 사령관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움받는 역할’로 분장해 주권분쟁에서 중국에 유리한 입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이 같은 호전적인 발언의 목적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 총서기는 취임하자마자 ‘민족 부흥’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시 총서기가 강경파의 논조를 묵인하는지 혹은 장려하는지를 판단할 수 없지만,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지도자는 강경파를 일제히 입다물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격한 발언은 국민들을 호전 분위기로 몰아낼 우려도 있습니다. BBC는 이러한 분위기가 영토권 협상에서 양보나 타협의 가능성을 없앨 수도 있어 ‘민족주의는 양날의 칼이며, 다치는 것은 중국 정부 자신일 수도 있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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