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한 마을에 세계언론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세계언론이 중국 광둥성 루펑(陸豊)시 우칸(烏坎)촌 사건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으며, 기자들은 각종 경로를 통해 우칸촌에 들어가 현장취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11일 새벽 4시반 경 5천여명의 우칸촌 주민들이 각목, 농기구 등을 들고 마을입구에서 마을 통치권을 다시 잡으려는 1,000여명의 경찰들과 대치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9월 토지분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 정부는 진압으로 주민들을 제압하려 했으나 반발이 심하자 다시 ‘대화’를 제의했고, 마을 대표가 체포된 후 갑자기 심장병으로 사망했습니다. 분노한 주민들은 30년간 군림해오던 마을 당서기를 비롯한 모든 마을 간부들을 쫓아냈습니다. 이로써 2만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거주하는 이 마을은 최초로 공산당 통치가 없는 지역으로 변했습니다.
14일 시 정부가 마을 주위에 대거 경찰병력을 주둔시키고 장갑차 등 군 특수 차량까지 배치해 마을 전체를 봉쇄하자 주민들은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마을 입구에 진입장벽을 쌓았습니다. 현재도 대치상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찰에 체포됐던 우칸촌 주민 대표 쉐진보(薛锦波)가 11일 새벽 원인 불명으로 사망하자 마을 주민들은 격분해 ‘탐관과 부패를 물리치자’, ‘피는 피로써 갚는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매일 3-6시까지 집회장소에 모여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올랐습니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말콤 무어(Malcolm Moore) 기자는 영국 BBC에 ‘마을의 모든 관리와 경찰들이 주민들에 의해 쫓겨났다. 오늘 마을 경찰서에 들렀는데 3층 건물이 텅 비어 있었고, 출입문 위에는 쉐진보의 사진이 걸려있었다’고 사실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현재 마을 주위는 모두 경찰에 의해 봉쇄되었고, 마을 입구를 나서기만 해도 경찰에게 체포되며 식품반입이 금지되었습니다. 단수조치와 식품반입 금지로 1주일- 10일 후에는 먹을 것이 바닥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세계 각 언론들은 우칸촌 사건을 집중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예사롭지 않은 사건이라고 보도하면서 '2만여명이 공개적으로 시위에 합류해 중공이 최초로 통치권을 잃었다’고 표현했습니다.
현재 주민들은 최루가스와 고압 물대포 앞에서 저항을 계속하고 있으며 마을 통치권을 다시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장애물을 설치한 5Km 밖으로 밀려나있는 상황입니다. 무어 기자는 중국에서 매년 18만건의 시위사건이 발생하지만 공산당이 철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사건에 중대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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