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공자학원이 고교 교장들에게 향응·접대를 제공하며 공자학당을 늘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따라 파문이 예상된다. 공자학당은 대학에 설립된 공자학원과 연계해 중고교에 설립하는 일종의 자매기관이다.

‘공자학원’은 중국의 언어·문화 교육기관으로 간판을 내걸었지만, 미국 등 주요 서방국은 “공자학원은 중국공산당(중공) 통일전선공작부가 직접 관리하는 공작기관으로, △반중 동향 감시·저지, △친중 인맥 포섭, △정보 수집, △해외 중국인 감시 등이 주된 임무”라고 보고 있다. 

중공은 공자학원의 강사와 교재를 직접 선발·제작하며, 수업 내용도 통제한다. 공자학원 수업에서는 중국 내 종교 탄압, 파룬궁 박해, 장기적출 문제 등 인권문제에 대한 거론이 금지된다.

공자학원 추방에 앞장서는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공실본) 대표는 최근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자학원은 공자학당을 유치하기 위해 학교장 등을 중국으로 초청해 향응과 접대를 한다”며 “왕복 항공료만 자부담이고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의 숙식비 등은 모두 중공이 제공한다. 중국에서 극진한 대우를 받고 나서 교류를 이어가다가 공자학당 유치가 논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하얼학회 고급연구위원으로 북경에서 활동하다 귀국한 김상순 박사는 “실제로 북경에서 활동할 때 수많은 사례를 들었다“며 한 대표의 주장에 동의했다.

공실본은 “학교장들의 법 위반 여부는 정확하지 않지만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8월 22일 공자학당 설립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공주 영명고등학교가 9월 30일 공자학당 설립 계획을 취소했다”면서 “곧 공자학원과 해당 학교장들을 상대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탁금지법(청탁금지법 제8조제1항,제2항)상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명목에 관계 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되고, 직무와 관련하여서는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원칙적으로 금품 등 수수가 금지된다고 되어 있다. 공·사립학교 교사는 청탁금지법 상 공직자이고 공자학당 유치는 교장이 사실상 결정권자이다.

한국은 공자학원이 가장 활개치는 나라다. 2004년 11월 서울 강남에 세계 최초로 문을 열었고 이후 연세대·한양대 등 전국 22개 대학으로 발을 뻗었다. 

해외에서도 한때 138개국에서 1500개 이상의 공자학원이 운영됐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등을 시작으로 서방 국가에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거점으로 간주해 폐쇄하기 시작했다.

한때 118개에 달하는 공자학원이 있었던 미국은 공자학원의 실체를 인식하고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2017년~2020년)부터 추방에 나서기 시작, 지금은 10개로 줄였다.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등은 공자학원을 모두 추방했고 캐나다·프랑스·독일 등도 공자학원 계약 갱신 거부 등으로 그 숫자를 줄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한 중국대사관의 꾸준한 물밑(회유) 작업으로 대학과 중·고교에서 40개 이상의 공자학원과 공자학당이 운영되고 있다. 

공실본에 따르면 국내 중·고교에 설립된 공자학당은 △ 신현고·인천국제고(인천) △ 서대전고(대전) △ 지산고(부산) △ 태성중·고(경기 용인) △ 아산고(충남 아산) △ 천안고(충남 천안) △ 연무고(충남 논산) △ 화산중(전북 완주) △ 진경여고(전북 익산) △ 고창북고(전북 고창) △ 경일고·경일여고(경남 창원) △ 진성여고(전남 여수) △ 무안고(전남 무안) △ 아산청소년문화센터(충남 아산) 등 모두 16개다.

 

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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