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물질적인 부유함을 인생의 성취이자 존재 증거로 여깁니다. 더 많이 소유할수록 더 안심이 되기 때문에 모든 것이 탐욕의 대상이 되지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신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자기가 소유한 것과 연결 짓는 것입니다.
불완전하고 투박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는 뜻을 지닌 ‘와비사비(侘び寂び)’라는 일본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세상의 잣대와는 무관하게 자신의 선택대로 살아가는 개인의 경험적이고 실증적인 가치에 근거하고 있죠. 일상생활의 사소하고 세세한 부분들을 보다 잘 음미해, '세상이 보잘것없다'고 말하는 불완전하고 불충분한 것에서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결핍된 것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잘 보여 줍니다. 결핍의 아름다움은 서서히 조금씩 드러나기 때문에 더 깊이 다가올 수 있죠. 결핍의 미학은 우연에 따른 불규칙성을 통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여기서 뜻하는 아름다움이란 모든 집착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상태를 말합니다.
물건을 쌓는 사람은 많지만 마음의 교양을 쌓는 사람은 갈수록 적어지고 있습니다.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 마음을 정화시키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결핍의 미학은 바람직한 삶의 방식이 아닐까요?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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