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의 어떤 사람이 유명한 정치가인
전변(田駢)을 찾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의 성품은 청렴하기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이 번에 관직도 원치 않는다 밝히시고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하길 바란다고 들었습니다."
전변이 물었습니다.
"당신은 그 말을 어디에서 들었습니까?"
"저는 제 이웃 여자에게서 들었습니다."
어리둥절해진 전변이 다시 물었습니다.
"당신의 이 말은 무슨 뜻입니까?"
"제 이웃집 여자는 늘 시집가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그녀는 지금 일곱 명의 아이가 있습니다.
시집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시집가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이미 아이가 있으니 시집 간 것을
뛰어넘었다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선생님께선 관직을 원치 않는다고 하셨지만
그 동안 이미 많은 봉록을 받아
하인을 백 명이나 거느리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관직을 맡지 않겠다고 말하고
관직에 오르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이미 오래 전에 관직을 맡아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 말을 들은 전변은 말과 행동이 달랐던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그 사람에게 사과를 하였습니다.
출전-<전국책(戰國策)/제책사(齊策四)>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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