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통감(資治通鑑)>에 전국시대, 위(魏)나라 문후(文侯)와 관련한 세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문후는 어진 이를 스승으로 섬기고 그 집 앞을 지날 때는 반드시 예의를 표하였고, 어느 하루 문후가 신하들과 즐겁게 술을 마시다가 문득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 오늘 산지기와 사냥할 것이라 약속한 것을 깜박 잊었다'며 비 오는 들판을 가로질러 몸소 약속을 취소하고 돌아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성품의 문후가 어느 날 신하들에게 "내가 어떤 군주라 생각하오?"라고 물었습니다. 신하들은 이구동성으로 어진 임금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임좌(任座)가 어진 임금이 못된다고 하였습니다. "왕께서는 정실에 치우친 인사를 하십니다. 중산의 유수를 임명하실때 저희들이 공로가 큰 사람을 추천했는데도 듣지않고 아드님을 보내셨습니다. 그것은 크게 잘못하신 것입니다."
기분이 나빠진 문후는 적황(翟璜-책황)에게 물었습니다. "경이 말해 보시오 나는 어떤 군주요?" 적황은 주저없이 말했습니다. "어진 군주십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오?" "신이 듣기에 군자가 어질고 의로우면, 신하가 바른 말을 한다고 했는데, 조금 전 임좌가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을 보니 왕께서 어질고 의로운 군자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문후에 얽힌 이 세 가지 이야기의 의미는 문후는 위로 스승을 예로써 섬겼고, 아래로 미천한 산지기 백성과의 약속도 지켰으며, 자신의 약점을 과감히 인정할 줄 아는 도량을 지닌 임금이었다는 것입니다. 사가(史家)는 이 세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고 나서 '이로써 위나라가 부강하여졌다!'고 기록했습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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