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떤 군주라 생각하오

희망지성  |   2015-04-24 22:09:22
내가 어떤 군주라 생각하오

<자치통감(資治通鑑)>에
전국시대, 위(魏)나라 문후(文侯)와 관련한
세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문후는 어진 이를 스승으로 섬기고
그 집 앞을 지날 때는 반드시 예의를 표하였고,
어느 하루 문후가 신하들과 즐겁게 술을 마시다가
문득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 오늘 산지기와 사냥할 것이라
약속한 것을 깜박 잊었다'며 비 오는 들판을 가로질러
몸소 약속을 취소하고 돌아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성품의 문후가 어느 날 신하들에게
"내가 어떤 군주라 생각하오?"라고 물었습니다.
신하들은 이구동성으로 어진 임금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임좌(任座)가 어진 임금이 못된다고 하였습니다.
"왕께서는 정실에 치우친 인사를 하십니다.
중산의 유수를 임명하실때 저희들이 공로가 큰 사람을
추천했는데도 듣지않고 아드님을 보내셨습니다.
그것은 크게 잘못하신 것입니다."

 

기분이 나빠진 문후는 적황(翟璜-책황)에게 물었습니다.
"경이 말해 보시오 나는 어떤 군주요?"
적황은 주저없이 말했습니다.
"어진 군주십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오?"
"신이 듣기에 군자가 어질고 의로우면,
신하가 바른 말을 한다고 했는데,
조금 전 임좌가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을 보니
왕께서 어질고 의로운 군자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문후에 얽힌 이 세 가지 이야기의 의미는
문후는 위로 스승을 예로써 섬겼고,
아래로 미천한 산지기 백성과의 약속도 지켰으며,
자신의 약점을 과감히 인정할 줄 아는
도량을 지닌 임금이었다는 것입니다.
사가(史家)는 이 세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고 나서
'이로써 위나라가 부강하여졌다!'고 기록했습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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