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와 이익을 위한 수단

희망지성  |   2015-03-29 21:51:52
명예와 이익을 위한 수단

옛날 중국의 과거(科擧)시험에서는
팔고문(八股文)으로 답안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팔고문이란, 답안 작성에 사용하도록 규정한 특수문체로,
대구를 이룬 여덟 개의 독특한 문장 형식을 말합니다.

 

팔고문의 격식이 매우 까다로워
과거를 준비하는 선비들을 오랫동안 괴롭혔습니다.
과거에서 주로 팔고문의 형식과 유가경전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문제를 제시했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의견을 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선비들은 학문을 갈고 닦는 것이 아니라
팔고문의 형식적인 문체를 공부해야 했습니다.
나중에는 팔고문의 형식을 갖춘 참고서 형태의 책들을
무작정 암기해 과거를 치르는 선비들이 많아 졌습니다.
점점 그 본연의 의미가 사라져 학문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이 거세져, 청나라 후기에 이르러
더 이상 팔고문으로 답안을 작성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당시 과거 시험을 치르고 난 뒤, 합격자들은
팔고문의 형식을 일컬어 '고문전(敲門磚)'이라 불렀습니다.
원래 고문전은 초인종이 없던 옛날 문을 두드리기 위해 만들어진
벽돌이나 기왓장을 가르키는 말이었습니다.
즉 팔고문이라는 엄격한 문체는
과거에 합격하기 위한 수단일 뿐, 합격한 뒤에는
모두 쓸모 없어지므로 문을 두드리는 수단인
고문전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유래한 '고문전(敲門磚)'은
명예와 이익을 위한 수단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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