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어 다르고 아 다르다(어이아이:於異阿異)'라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말하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지요.
어느 마을에 박상길이라는 백정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젊은 양반이 거드름을 피우면서 "얘, 상길아. 고기 한 근 썰어라."라고 하고, 또 나이 지긋한 한 양반은 "박서방, 여기 고기 한 근 썰어 주시게."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젊은 양반이 자신의 고기를 보니 나이 지긋한 양반의 고기에 비해 절반도 안되어 보였습니다.
젊은 양반은 화가 나서 "이놈아, 같은 한 근인데 어찌 내 것은 이리 적으냐?"며 화를 냈습니다.
그러자 박상길은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손님 고기는 상길이 놈이 자른 것이고, 이 어른 고기는 박서방이 잘랐습죠."
무심결에 내 뱉은 말에, 자신의 평소 수양이 다 담기는 것 같습니다. 일념일사, 일언일행을 뒤돌아 보게 하는 일화입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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