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세상의 이상향 무릉도원
희망지성 |
2014-03-07 12:15:19
어지러운 세상의 이상향 무릉도원 |
도연명이 쓴 '도화원기'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위진시대 진나라의 무릉군에 사는 어부가 고기를 잡으려고 배를 타고 상류로 올라가다가 그만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복숭아꽃이 강 양쪽 기슭에 가득 피어 있는 숲을 만났습니다. 끝간 데 없이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그 계곡엔 오로지 복숭아나무뿐 다른 나무는 한 그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어부는 계곡이 끝나는 곳까지 가보고자 계속해서 배를 저어 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저어가자 갑자기 계곡이 사라지고 산이 나타났습니다. 어부가 배에서 내려 산으로 들어가니 불빛이 새어나오는 작은 동굴이 보였습니다. 동굴 입구는 좁았으나 들어갈수록 길은 점점 넓어지더니 비옥한 토지와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훌륭한 동네가 나왔습니다. 하나같이 즐거운 표정으로 자기 일을 하고 있던 사람들은 어부를 보자 깜짝 놀라며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습니다. 어부가 지신의 고향에 대해 말하자 그들은 어부를 위해 주연을 베풀고 닭을 잡아 대접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에 대해 말했습니다. "우리는 진시황 때 혼란을 피해 처자를 데리고 세상과 떨어진 이 땅으로 와서 다시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곳에 외부 사람이 온 것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지금은 도대체 어느 시대입니까?" 어부는 그 후의 한나라와 위진시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며칠 동안 대접을 받으며 잘 지내다가 그곳을 떠나왔습니다. 어부는 떠나오면서 다시 그곳을 찾아갈 양으로 여러 곳에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어부는 태수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는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을 다시 찾아갔으나 아무리 헤매도 표시를 해 둔 그 길은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 우리는 이상향을 꿈꾸게 됩니다. 무기력한 상태에서 방종과 향락을 바란다면 현실은 더욱 비참해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집착을 버리고 순정한 마음으로 현실을 대면하노라면 어느 사이 무릉도원이 우리 앞에 나타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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