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나라의 노래자 아내 이야기입니다. 노래자는 세상을 피하여 몽산 남쪽에서 갈대로 울타리를 하고 쑥대로 지붕을 잇고 나무로 만든 침상에서 자며, 톱풀로 만든 멍석을 깔고 헌 솜을 두어서 만든 옷을 입고 콩을 먹고 살며 산을 갈아서 씨앗을 뿌렸습니다.
초나라 왕은 노래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노래자는 현사(賢士)로다."라고 하고는, 노래자를 찾아가 "과인은 어리석고 모자라는 사람으로서 홀로 종묘를 지키고 있소이다. 바라건대 선생이 나를 도와준다면 나라에 큰 힘이 될 것이오." 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노래자는 "소신은 산속에 사는 사람으로 정사를 감당하기에 족하지 못하옵니다." 라며 사양했습니다. 그러나 왕은 재차 "믿고 의지할 데 없는 외로운 군주로서 선생을 초빙하는 바니 부디 선생의 뜻을 바꾸어 주기 바라오."라고 하는 간절한 청에 못 이겨 노래자는 뜻을 굽혀 왕의 청을 승낙했습니다.
노래자의 아내는 이 이야기를 듣고는 정색을 하며 "먹이는 데 있어 술과 고기로 잘 대접하는 사람은 따르게 하기를 회초리로써 하고, 주는 데 있어 관직을 주고 봉록을 주는 사람은 따르게 하기를 형구로써 한다고 합니다. 당신은 앞으로 닥쳐올 근심거리를 미리 모면할 생각을 하십시오. 저는 남의 제어를 받고는 견디지 못합니다."라고 말하고는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
아내의 말에 감동되고 아내의 태도에 당황한 노래자는 집을 나와 아내의 뒤를 쫓아 갔습니다. 강남땅에 이르러 노래자의 아내는 말했습니다. "이쯤에서 새나 짐승의 털갈이하는 털을 모아 실을 자아 옷을 지어 입고 도토리, 밤 따위를 주워서 먹으면 그것으로 살만할 것입니다." 이렇게 지내는 동안 그들을 따라와 사는 사람이 한 집 두 집 늘어나 1년이 지난 뒤에는 한 부락이 이루어졌고 3년 뒤에는 큰 마을이 형성되었습니다.
<시경>에 "초라한 집 밑에서도 마음 편하게 살 수가 있네. 샘물이 졸졸 흘러 내리고, 굶주림도 면할 수 있네."라고 한 것은 이 이야기를 두고 한 말이라고 합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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