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남기는 일

희망지성   |   2011-07-03 13:56:24

향기를 남기는 일

유방백세(流芳百世), 유취만년(遺臭萬年)이란 성어가 있습니다.
향기는 백대에 걸쳐 흐르고, 악취는 만년에까지 남겨진다는 말이지요.

 

고려 말엽, 충혜왕 때의 학자이자 명신인 매운당(梅雲堂) 이조년(李兆年)은
그에게 형이 넷이 있었으니 백년(百年), 천년(千年), 만년(萬年), 억년(億年)입니다.

 

조년이 소년시절에 형 억년과 길을 가다가, 서울 한강 가 한적한 길가에서
금덩이 두 개를 주웠고, 크게 횡재한 형제는 하나씩 나눠 가졌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금덩이를 주웠으니 그야말로 일확천금의 행운을 만난 것이지요.
형제는 기쁨에 들떠서 길을 재촉해 양천나루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양천나루에서 나룻배를 타고 건너가던 조년은
문득 금덩이를 강물 속으로 던져버렸습니다.
“아니 어찌 된 거야!” 놀란 억년이 소리쳐 물었습니다.

 

“형님, 금덩어리를 버리고 나니 내 마음이 편해 졌어요.
금덩어리를 주워 형님과 나눠 갖고 줄곧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형님이 아니면 두 개다 내가 가질 수 있었는데 하는 욕심이 생기고
형님이 원망스럽고 다시 빼앗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어요.
우애 좋기로 소문난 우리 형제인데 금덩어리 때문에 원수가 될 것 같으니,
옛 사람의 말이 거짓이 아니군요.
황금이 요물이라더니 마음을 어지럽히더군요. 그래서 버렸답니다.”

 

이 말을 들은 억년도 황금을 강에 던져 버리며
“아우 말이 맞네. 나도 그런 마음이 들었다네.
금덩어리로 인해 우리 사이가 하마터면 금이 갈 뻔했네 그려.”

 

훗날 사람들은 이 양천나루를 투금탄(投金灘:금덩이를 던진 나루)이라 했습니다.
가난한 형제였지만 황금 보다는 형제의 우애를 지키고,
또 자신의 마음도 지킬 수 있었기에 후에 조년 형제들은 하나같이 영달하였고

 

유방백세, 향기로운 이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SOH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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