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對北 라디오·TV 방송 전면 중단
디지털뉴스팀 |
2025-07-24 17:16:58
[SOH]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지난 50여년간 꾸준히 운영돼 온 대북(對北) 방송을 전면 중단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5일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열흘 만인 이달(7월) 초 단행됐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50여 년간 직접 운영 또는 관리하던 △인민의 소리, △희망의 메아리, △자유코리아방송, △자유FM 등 대북 라디오방송의 송출을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중단했다. 대북 TV 방송도 지난 14일 자정을 끝으로 송출이 멈췄다. 이번 조치는 매우 충격적이지만 국정원은 언론의 취재 요청에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대북 라디오 방송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21일 “국정원의 대북 라디오 방송 채널들이 이달 들어 송출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재명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 조성을 위한 사전 작업 차원으로 중단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앞서 대북전단 살포와 대북 확성기 방송을 각각 중단했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도 “1980년대부터 방송한 인민의소리, 더 오래된 희망의메아리 등 국정원의 대북 라디오들이 송출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대북 라디오 방송에 나선 것은 1973년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TV 방송은 1980년대부터 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 이례적 조치... 대북 정책 균형 우려
대북 방송이 52년 만에 중단된 데 대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는 “기존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 정부들이 있었지만 대북 방송은 지속해 왔다”며 “자칫 대북 정책의 균형 감각을 잃어버렸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정부가 북한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전의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심리전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국책 연구기관 연구위원은 “방송의 내용을 정부 정책에 맞게 구성해 정보 전달 위주로 방송을 내보낼 수 있음에도 아예 중단을 결정한 건 이례적”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강한 의지는 이해하지만, 국내 정치가 이념적으로 극명하게 갈라진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 통일노선과 극명하게 상반되는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며 대남 기조의 전환을 지시했다.
정부는 국내에 비공개했던 북한 영상 자료에 대한 접근 제한도 해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제 선전과 관련이 없는 북한 만화, 영화 등 자료는 일반에 공개한다는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자료는 일반 자료와 특수 자료로 분류된다. 특수자료 취급은 국정원 소관으로 각 소장 기관이 개별적으로 공개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지만, 분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대부분 북한 자료를 대부분 비공개로 분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설, 동화, 교육·과학 자료 등 북한 체제 선전과 무관한 일반 자료도 공개가 제한된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은 통일부 내 북한자료심의위원회 설치, 북한 자료 분류 기준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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