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대로 사실이니....악플삼가바람
그지 |
2005-12-10 13:41:19
서울역 노숙자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노숙자에게 행패를 부리고 술을 먹고 기물을 파손하거나 노숙자끼리 계급을 나눠 폭력과 구타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23일 방송된 KBS ‘추적 60분’에서는 서울역 노숙자에 대한 실태를 공개했다.
취재진이 찾은 서울역의 밤은 노숙자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서울역 정문 앞에서부터 각 층과 화장실까지 노숙자들이 채우고 있었다.
방송에 따르면 이들의 수는 대략 500여명, 서울시 전체 노숙자의 3분의 2에 이른다는 것이다. 한 노숙자는 서울역을 ‘강호 모든 무림의 방주(노숙자)들이 모인 곳’이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나름대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말쑥한 차림으로 차비를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남수’, 돈을 주는 교회를 찾아다니는 ‘짤짤이’, 승객들의 푼돈을 얻는 ‘꼬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금씩 돈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공중전화에서 동전을 빼내거나 떨어진 표를 주어 환불하는 노숙자들도 있다. 이렇게 모은 돈은 대부분 그날 하루 술값으로 지출된다.
때문에 노숙자들이 모인 곳에서는 어김없이 술자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들이 마시는 술은 일인당 일주일에 소주 3회, 1회당 평균 1.5병정도 마신다고. 이는 곧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금품갈취, 폭력, 심지어 여성 노숙자에 대한 성추행까지 발생한다는 것. 하지만 공권력은 손댈 엄두도 못내고 있다.
술로 인한 각종 질병도 문제였다. 서울역에서는 한 노숙자가 쓰러져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응급실로 옮긴 그는 술 때문에 생긴 복수로 배가 부풀어 위독한 상태였다. 조금만 늦었어도 제 2의 노숙자 사망사고가 발생할 뻔했던 것이다.
이런 노숙자들의 모습을 두고 한 역무원은 “개판이다.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경찰관들 또한 “사고를 치는 노숙자들로 인해 업무를 못 볼 지경이다. 강제 수용이라도 시켜야 한다”며 격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심각한 사실은 노숙자들은 점점 더 서울역으로 모여들고 있다는 것. 마땅히 갈 곳이 없는 그들로서는 서울역 만한 곳이 없다고 말한다. 쉼터가 있지만 자유가 없다며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쉼터의 노숙인은 줄어들고 서울역의 노숙인들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숙자 시민단체는 단순한 쉼터 보다는 알콜 중독 같은 재활과 관련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노숙자들의 부정적인 모습이 많이 공개됐다. 때문에 일부 시청자들은 노숙자들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 또한 사회적 공동체라는 합의가 선행되지 않는 한 노숙자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TV리포트 진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