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국에서 받은 문물과 문화에 대하여서는 그것들을 우리가 소화했으므로 우리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본에 대하여서는 그들에게 전해준 문물과 문화의 원류가 한국이므로 한국에 고마움을 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일본이 은혜를 모른다고 비난한다. 일제강점기 이전에 많은 문물이 중국의 영향에 의하여 꽃을 피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일본이 우리에게 감사해 주길 원하는대로 중국에 감사해야 하지 않을가 즉 문화가 중국에서 한국을 통하여 일본으로 전파되었다면 그래서 한국이 일본에 감사를 강요한다면 한국도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즉 이중잣대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일본에서 간헐적으로 일본의 식민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다는 발언이 나오면 즉각 망언이라고 한다. 그럼 미국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가? 미국은 1945년 8월 15일 점령군으로 남한에 진주하였다. 그후 미국은 세계지배의 일환으로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았고 또한 남한을 미국화시키었다. 일부의 반미구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에 대해 호의적이다. 하지만 선진문물을 전해준 일본에 대하여서는 여전히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 나는 양자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본다. 미국은 한국을 식민지배하였고 그후 일본이 점령군으로 입성하였다면 우리는 미국을 증오하고 일본에 감사할까 나는 미국과 일본은 그 순서에 상관없이 한국에 동일한 정책을 취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과 일본에 동일한 태도를 취하여야 한다. 카멜레온은 자기의 색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의 정체성> 탁석산 (책세상 2000) P. 87-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