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차이나 추억----번외잡담, 상대에게 이야기하기
남영우 |
2005-12-02 07:09:05
한 동안 시간을 못 내어 글을 쓰지는 못했네요. 자주 들어와서 글을 읽어보는 것 까지는 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냥 가벼운(?) 제 나름대로의 감상이나 한 번 쓰렵니다.
이하 반말, 양해해 주세요.
데일리 차이나에서 한국인과 조선족의 대립은 사이트 초기에서부터 지금까지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어 오고 있다. 지금이야 중국에서 이 사이트를 차단하는 바람에 그렇게 날 선 대립이 일어나는 것 같지는 않고, 몇 몇의 안티 조선족으로 돌아선 몇 아이디의 매도성 글이 비율상 좀 많아진 것 같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은 분량으로 따지면 절대적으로 감소했다)
한국인이 중국인 혹은 조선족의 미비한 점을 지적하는 것
조선족이 한국인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것이 이 사이트 자유게시판에서 상대에게 이야기 하는 주된 방법이다. 따라서, 두 가지 방면에서 감상을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일단 오늘은 한가지 방향 조선족이--->한국인에게 말한 몇 가지 사항에 대한 감상을 나열하고자 한다.
조선족이 한국인에게 말한 것 중 두가지 정도가 지적할 만한데,
하나는 [너나 잘하고 중국비판을 해라] 라는게 있고, 다른 하나는 [한국도 이러이러하니까 결국 너희도 잘난게 없지 않은가] 라는게 있다. 여기서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위 두가지 관점이 모두 자가당착이라는 것이다.
시작하기 이전에 약간 주제를 돌려서 한 가지 사실을 먼저 전재하자.
공산국가에서 대략 50-60년대에 농민이 수천만명이 굶어죽은 시기가 있었다. 왜 그랬냐 하면, 농민이 가을에 수확을 하면, 국가에서 세금을 걷어가는데 한 시기에 다음해에 쓸 종자조차도 남기지 않고 싹쓸어 가버렸기 때문이다. 이유는 황당했는데, 뭔 바람이 불었는지 각 지방정부에서 앞 다투어 중앙에다가 한 해 생산 목표를 아주 과다하게 보고를 했다. 그러고 나서 그런 보고서에 맞춰서 지방정부에서 그해에 수확한 모든 곡식을 다 긁어가 버렸던 것이다.
이러한 해가 지나 몇 년 내에 굶어죽은 농민 수가 대략 2000만명. 그 시기에 국가지도자라는 인간은 파티를 열면서 공산주의의 발전을 축하하고 있었다. 어떤 인간이 벌인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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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기에서 기사나 자료를 읽어본 사람들 대부분은 당연히 [모택동의 대약진 운동]을 생각할 것이다. 물론 정답이다. 하지만, 정답이 하나가 더 있다. 내가 위에서 말한 인간은 소비에트의 지도자였던 스탈린이다. 그 당시 굶어죽었던 대부분의 농민은 세계의 곡창지대로 손꼽히는 우크라이나 지방(소련해체 후 독립함)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천만이면 남한인구의 거의 절반에 해당이 된다. 북한인구의 2/3가 넘는 사람이다. 그런 일이 일어난 겨울에 스탈린은 크레믈린 궁에서 집단체조를 관람하면서 파티를 열어서 사회주의 발전을 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공산주의 역사에 아주 약간만 관심이 있어도 금방알 수 있는 상식에 가까운 이야기 이다.
소련 해체 이후, 혹시 스탈린 존경한다는 사람 본적 있나? 아, 물론 정신병원, 공산당을 추종하는 비밀결사 같은 매우 특수한 환경일 경우는 그 배경을 말한다는 전제하에서.,, 그냥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럼 비슷한 일을 한 모택동을 존경한다는 인간은 본 적이 있나? 상당수의 중국인이 아직도 그런 상태일 것이다. 물론 모택동을 스탈린에 비교하기에는 스탈린이 조금 모자란다. 왜냐하면, 모택동은 그 후에 문화대혁명도 일으켰고, 그 전에 6.25 전쟁 때 동족상잔의 비극이 잘 타오르도록 기름도 많이 부었고, 그 결과 스탈린에게 피해 입은 사람에 비해서 숫자상으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그 다음 타자는 등소평, 일명 오뚜기로 불리며 칠전팔기하여 권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개혁, 개방하여 잘 나가다가 천안문에서 탱크로 학생들을 여러명 죽임으로써 결정적으로 중국이라는 국가와 공산당에게 해를 끼친 인물이다. 그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북경대 학생을 비롯한 주요인사들은 죽거나 행방불명 혹은 살아남은 사람인 경우는 유럽, 미국 등으로 망명했다. 그들은 아직도 반체제 인사로 분류되며, 6.4 운동은 아직도 중국에서 완전히 금기시되는 주제로 알려져 있다.
그 다음은 강택민, 위에서 수천만 혹은 그 이상의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힌 모택동을 존경한다고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사람들조차 찌질이로 분류하는 인물. 뭐 언급할 가치가 없고, 그냥 이 사이트의 [장쩌민 그 사람]이라는 평전이 있으니 읽어보면 되겠다. 파룬궁 탄압을 무모하게 시작함으로 인해 국제소송을 가장 많이 당한 중국지도자로써, 국제망신의 대명사로 볼 수 있는 인물이다.
호금도, 현 중국공산당 지도자. 얼굴마담으로 끝날지 아니면 공산당을 버리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결단력을 보여줄지 아직은 결정나지 않은 상태. 하지만, 시간은 절대로 그의 편이 아니다. 아직은 지켜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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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이 사이트에 글을 남기는 조선족 중에 일부는 한국 정치에 대해서 평론을 한 경우가 있다. 한국은 정치인들은 맨날 싸운다. 선거 잘못해서 한국이 그 모양이다(?) 혹은 전두환을 어떻게 하고나서 뭘 해라 등등......
그런 글을 읽을 당시에 그 전에 어떤 조선족이 말한 [너희나 잘하고 남의 얘기해라] 라는 말이 절묘하게 오버랩이 되었다. '자신 스스로에 한 말이었을까?'
원래 다른 사람에게 하는 충고의 상당수는 자신에게도 해당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을 늘 돌아보고 잘못된 점을 고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기는 하다. 물론 [당신부터 잘하고 말해라] 라는 말은 전적으로 옳지 못하다. 왜냐하면, 그 말이 맞다고 가정한다면, 세계를 현재 제패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니 어느 국가도 미국에 대해 비판이나 충고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미국으로부터 [미국보다 뛰어난 국가만이 미국을 비판할 수 있다]라고 한다면 뭐라 할 것인가?
조선족의 한국비판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있으며 그러한 지적은 한국인이면 최소한 자신을 비추는 하나의 참고로 여길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것을 한국인의 입막음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거나 물타기 전략으로 쓴다면,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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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차이나에서 조선족이 쓴 글 중에, 적당한 말로써 본심을 숨기고 쓰는 표현이 몇 가지가 있다.
첫번째 예, 한국에서 선거를 잘못하여 한국이 어쩌고, 정치인이 맨날 싸우고 어쩌고 하는 표현이 있다.(참고로 중국공산당이 박정희의 집권방식을 하나의 사례로 연구했다는 말이 있다.) 뭔 얘기일까?
내가 파악하기로는 선거를 통한 민주제도보다 강력한 독재를 통한 사회통제가 낫다는 주장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직접 대놓고 말을 하지는 못하니 저런 식의 표현을 한 것이다.
두번째 예, [국가는 부모와 같다]. 혹은 [국가는 어머니이다] 라는 표현을 쓴다. 무슨 말일까? 한국인이야 40대 이상만 되어도 애국심을 고취하는 교육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러한 관점이 그다지 특이하다고 보지는 않을 듯 하다. 물론, 지금의 한국은 빠른 속도로 개인주의화 되었기 때문에 조금은 낡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한 가지를 생각해보자. 중국이 국가주의 나라였는가? 약간은 괴상한데 (공산당의 주장이 원체 괴상하게 변하는게 많기 때문에 그 중의 하나일 수도 있긴 하다. 강택민은 자본가도 공산당에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수십년 동안 중국에서 공산주의 운동한 사람을 단숨에 바보로 만드는 탁월한 발언이다.) 왜냐하면 원래 공산당의 주장은 이념으로 뭉쳐 민족과 국가를 넘어서 단결하자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뭐 교육용 교과서야 그런 대외주장과는 많이 다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솔직히 말해보라. 국가가 어머니와 같다는 것이 정말로 주장하고 싶은 것인지를...... 실제로 배운 것은 [당은 어머니와 같다] 가 아니었는가? 공산국가는 일당독재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공산당이 아니라 그냥 [당]이라고 부른다. 한 개니까 그냥 당이라고 불러도 공산당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산당이 어머니와 같다] 라고 한다면, 누가 그 사람의 주장을 들어보려 하기나 하겠나? 어차피 공산당이 국가의 일체를 장악하고 있으므로, 슬쩍 바꿔치기 해서, 국가가 어머니와 같다 라고 하면, 국가주의 정책을 오래 지속한 나라의 주장과 겉모양이라도 비슷하니 거부감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심인가?
나라가 공산당보다 우선하는가? 그렇다면 중국의 장래를 위해서 공산당 비판에 대하여 진지하게 성찰하는 것은 왜 못하겠나? 탈당을 하고 중국을 위하는 것은 왜 가능하지 않겠나? 이것은 중국인으로 자처하는 사람이면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이다.
세번째 예, 이건 여담인데 한참 전에 그 맨날 물타기 하던 아이디 [홍길동]이 한 말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주은래가 세계에서 존경받는 정치지도자이다 라는 주장.
주은래 전기가 어떤 서양사람에 의해 씌여져 출판된 것은 상당히 오래되었기 때문에, 나도 꽤 괜찮은 인간이 있었구나 라고 몇 년간 생각을 해 왔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음을 최근에 아주 확신하게 되었다. 물론, 그것과는 상관없이 무슨 주은래가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지도자라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거짓말임은 너무 당연한 것이고, 지금 말하는 것은 [꽤 괜찮다 라고 느낀 기준을 잘못 잡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게 계기가 되어서 알았는가. 하나는 강택민이 역시 서양 사람의 이름을 빌려 자신의 평전을 출판했다는 것이다. 저 정도 인간이 다른 사람이 평전을 쓰는 식으로 출판을 하는게 가능하다면 아무나 다 그런 식의 전기출판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닌가. 결국 이름만 빌린 것으로, 서양인이 썼다면 그래도 합리적으로 썻을 것이라는 신뢰감을 이용한 선전물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기사, 예전에 김일성도 비슷한 형식으로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선전한 책자를 독일인이 출판한 적이 있었다. 결국 이건 아니다 싶었고.
또 하나는 결정적으로 어느 조선족이 달아놓은 꼬리말을 읽었기 때문이다. 두줄짜리 였는데, 주은래가 문화대혁명 때 한번도 타도되지 않은 사람이라 대단하고 또 좋은 사람이라 써 놓았기 때문이다. 이거 읽고는 확 깼는데, 그가 말한 기준에서 좋은 사람이란 [공산당이 좋다고 인정한 사람]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공산당 자체의 기준이 도덕성의 바닥이 안보이게 헤메고 있는 판에 그것이 좋다고 인정하는게 뭔 소용이 있나? 굳이 말한다면, 공산당한테 좋다고 말해지는게 수치다 라고 해야 할 정도. 좌천만 대여섯번 이상 당한 등소평을 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할 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결국 그의 사상기준은 자신이 의식하건 그렇지 않건 그 공산당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참고로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정치가로 알려진 사람을 몇 명 적어보기로 한다.
미국 --- 링컨 (미국내에서는 워싱턴, 프랭클린, 케네디도 알아준다)
인도 --- 간디
남아공 --- 만델라
한국 --- 김대중 (한국에서는 아직도 다수의 박통진리교 신자가 있다. 응집도는 최고)
이 외에 아웅산 수지 여사라고 미얀마에서 민주화 운동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존경을 받지 무슨 주은래 같은 사람이 끼는게 아니다.
이 정도 하고, 우스개로 역시 [홍길동] 이 한 말 중에 아주 재미있는 말 하나를 제시해 본다. 한국에 소설 영웅문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김 용이 유명한 역사학자라는 주장이다. 역사 무협소설을 쓴 소설가로서 대가라고 주장한다면 물론 동의하지만, 역사학자라는 말은 정말 처음 보았다. 그러면서 읽어보라고 제시한 책인 [천룡팔부] 인데, 다른 것은 궁금한 사람이 알아서 확인하면 되겠고, 한두가지 곁가지만 언급한다.
소설 영웅문은 한국에 번역되어 나온지 거의 20년 가까이 된다. 그래서, 30대 초중후반까지 상당수의 사람들은 읽어 본 책이다. 실제로 그 영웅문 이후에 무협소설이 본격적으로 번역되어서 한 때 엄청나게 유행을 탄 적이 있다. 당연히 몇 년뒤에 천룡팔부도 번역이 되어서 시리즈로 나왔고, 그 천룡팔부가 번역되어 나온게 벌써 십 수년 전 얘기이다.(김 용이 저자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맞을 것이다) 지금이야 이미 유행이 지난지 오래되었다. 그러니, 김 용이 역사학자라고 주장하고 싶다면, 역사서를 제시하며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소설가가 역사학자를 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한 자료를 제시한다면 받아들일 용의는 있다.
여유가 있다면, 조선족이 많이 얘기한 한국인의 졸부근성의 사회적 배경에 대해 아주 주관적으로 잠깐 언급해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