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공감가는 편지..필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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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8 10:22:21
<공개서한>
친애하는 동문 강정구 교수에게
친애하는 강정구 교수,
나는 최근 강교수의 잘못된 한국 근·현대사 인식 등에 대하여 여러 매체를 통해서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최근에야 강교수가 부산고와 서울대 사회학과 나의 동문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외국에 오래 살아도 학교 선후배라는 한국적 끈끈한 정서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나는 강교수를 학문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도 솔직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친애하는 강정구 교수,
나는 강교수가 요즘 왜 그런 이상한 언행을 계속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나는 강교수가 북한식 체제를 선호하는 공산주의자인지, 남한식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인지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강교수가 공산주의자라는 의구심이 강하게 듭니다. 대한민국에는 사상의 자유가 있으므로 강교수가 공산주의자라고 해도 비난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상의 자유가 있는 나라라면 당연히 공산주의도 용인해야하니까요.
그러나 불행히도 대한민국은 공산주의적 행동하는 것을 범죄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6.25전쟁을 겼었고, 그 전쟁은 공식적으로는 아직도 끊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 말이 났으니 말인데, 강교수는 6.25를 김일성의 통일 내전(內戰)이라 합니다. 그것이 통일을 위한 전쟁임은 틀림없지만 내전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내전이란 글자 그대로 집안 싸움입니다.
미국의 남북전쟁이 바로 그런 것이었지요. 그러나 6.25는 김일성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의 허락과 지원, 그리고 중국의 도움도 받고 시작한 전쟁입니다. 소련은 탱크, 전투기 등의 무기와 군사고문단을 전쟁 전에 북한에 보내주었고, 중국은 조선인 출신 중공군 1개 사단 규모를 전쟁 전에 북한에 보내주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정부가 비밀해제한 극비문서에 다 나와 있지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어찌 내전이라고 자꾸 우기는 겁니까?
또 강교수는 미국이 "통일 내전"에 끼어들었으므로 미국을 침략자라고 규정하고, 그 "집달리" 맥아더가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그 "내전"이 한달 만에 김일성의 승리로 끝나지 않은 것을 노골적으로 원통해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당신이 한반도의 무조건 통일을 자유 민주주의보다 높은 가치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통일, 그거 중요합니다. 그러나 통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자유입니다.
강교수는 북한에도 자유가 있다고 말하겠지만, 강교수가 북한에 가서 "한국전쟁은 김일성이 일으킨 전쟁이다"라고 한마디만 해보세오. 그러면 북한에 자유가 있는지 금방 알게 될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제도하의 통일이 아닌 어떤 통일도 원하지 않는 겁니다.
강교수도 그렇지만 이 땅의 모든 반미(反美) 선동자들은 우리 민족의 모든 불행을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식민통치, 남북분단, 6.25전쟁, 최근의 북핵 위기 등 모든 것이 다 미국 탓이라고들 하는데, 도대체 미국이 우리한테 뭘 그리 잘못했다는 겁니까?
강교수를 비판하는 나를 보고 숭미주의자라고도 하고 친미주의자라고도 하는 모양이지만, 나는 친미(親美)나 숭미(崇美)하자는게 아니고 미국에 대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는 겁니다.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을 패배시킴으로써 미국이 조선을 35년간의 일본 압제로부터 해방시켜 준 것 인정하고, 해방 직후 38선을 그어 소련군이 한반도 전체를 점령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한반도 전체가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게 해준 것 인정하고, 6.25때 즉각 개입하여 남한마저 김일성 독재 밑으로 들어가지 않게 도와준 것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강교수가 공산주의자라면 그런 미국이 죽이고 싶도록 밉겠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98%는 미국을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 다 잘했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3분의 2를 공산주의로부터 구해준 사실에 비하면 미국의 다른 잘못은 얼마든지 우리가 이해할수 있는 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강교수는 엊그저께도 또 이상한 발언을 했더군요. 우리가 미국의 노예인데 그런 줄도 모르고 있는 등신들이라고요. 강교수,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미국의 노예가 어떻게 세계 11대 경제 강국이 되었고, 입만 열면 주체, 주체, 하는 "주체국가" 북한은 왜 세계의 거지가 되었단 말입니까?
이 땅의 모든 반미주의자들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통일에 방해가 된다면서 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데, 미군이 철수하면 어떻게 통일이 된다는 건지 나는 상상이 잘 안됩니다.
미군이 철수하면 김정일이 그 좋은 독재 권력 포기하고 당장 남북한 총선거 실시해서 통일하자고 나오기라도 할것 같습니까? 아니면, 남한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포기하고 김정일 체제 밑으로 들어가자는 얘기입니까? 그 것도 아니면 연방제 통일을 하자는 겁니까? 북쪽은 사실상 세습 절대군주제이고, 남쪽은 5년에 한번씩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민주체제인데, 연방제 해서 서로 내정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하면 김정일 독재체제만 영구 보장해주는 결과밖에 뭐가 됩니까?
통일을 방해하는 것은 주한 미군이 아니라 북한의 독재정권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북한이 독재 포기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받아드리면 남한은 물론 미국, 일본 등 온 세계가 다 도와줄 것이고, 같은 민주체제니까 남북통일도 훨씬 쉬워질텐데, 그걸 안하고 김정일이 계속 권력을 틀어쥐고 민주화도 하지 않으니까 애꿎은 북한 동포들만 고생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도 반미하는 사람들은 왜 김정일 정권보고 민주화하라는 말 한번 하지 못하는 겁니까?
친애하는 강정구 교수,
부디 대한민국마저 공산주의 국가로 만들려고 애쓰지 마세요. 공산주의는 소련에서 70년, 동유럽에서 50년 실험을 해본 결과 실현 불가능한 경제·정치이론으로 판정났고, 중국과 베트남도 공산주의를 점차 버리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 강교수도 잘 알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자꾸 공산주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겁니까? 정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하겠으면 강교수 혼자서 공산주의자가 되든 김일성-김정일 추종자가 되든 맘대로 하세요.
그러나 제발 부탁인데, 이 나라의 미래인 청소년 학생들에게까지 강교수의 생각을 주입시키려 하지는 마세요. 제발 한국의 근·현대사를 왜곡하여 순진한 학생들에게 우리의 좋은 친구 미국을 원수같이 생각하게 만들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자유민주주의로 돌아오세요. 고등학교, 대학교 동문으로서 간곡히 부탁합니다.
10월5일 워싱턴에서 조 화 유
* 조화유 <소설가, 영어교재 저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