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댐
시원한바람 |
2005-07-26 01:29:33
높이 90m, 저수용량 280만㎥인 장시(江西)성 리링(黎嶺)촌의 댐은 하나의 ''거대한 시한폭탄''이다. 명백하게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댐 아래에서 새어나온 물은 댐 밑바닥 이곳저곳에 커다란 물웅덩이를 만들어놨다. 5년 전부터다.
아랫마을의 주민 3000여 명은 요즘도 발을 뻗고 잠을 자지 못한다. 이 댐은 1959년 ''수리시설을 크게 늘리자(大興水利)''는 구호 아래 만들어진 댐이다. 구호를 앞세운 일이 대개 그렇듯 댐은 부실 그 자체다.
관개를 위해 별도의 댐 수로를 이용할 필요조차 없다. 갈라진 틈을 통해 물이 ''넉넉하게''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재난 덩어리로 변한 댐은 비단 리링촌 댐만이 아니다.
베이징(北京)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신문주간(新聞周刊)은 최신호에서 "붕괴 위험이 있는 중국 내 댐은 3만여 개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댐이 가장 많은 나라다. 모두 8만4000개로, 전 세계 댐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잡지는 중국 수리부(水利部)의 자료를 인용해 "54년부터 2003년까지 전국에서 3484개의 댐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매년 71개의 댐이 무너진 셈이다. 만일 붕괴 위험에 처한 3만여 개의 댐이 실제로 무너진다면 그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잡지는 "179개 도시와 285개 현(縣)에 사는 1억4600만 명의 주민이 재난에 빠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수리부 자료는 대형 댐의 4분의 3, 중형 댐의 3분의 2, 소형 댐의 90%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형 댐이 위험하다. 성(省)당 평균 1600개의 댐이 위험 진단을 받았다.
잡지는 "75년 8월 허난(河南)성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한 피해가 사망 8만5600명, 이재민 1100만 명까지 늘어난 것은 부실 댐이 수량을 견디지 못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 같은 대형 사고가 75년 이후에는 없었지만 언제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잡지는 중국 댐이 부실한 이유를 정치적 배경에서 찾았다. 즉 대부분의 댐이 50년대와 60년대에 진행된 대약진운동(大躍進運動)과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 기간에 지어졌기 때문에 출발부터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미국과 영국, 그리고 소련과 경쟁하기 위해 인력을 대거 동원해 ''마구잡이로 그리고 순식간에'' 댐을 건설했기 때문이다.
잡지는 "당시 화이허(淮河) 댐 건설은 미국에서 댐을 구경만 하고 돌아온 유학생 출신이 주도했고, 나머지 기술자들도 상하이(上海) 모 대학의 3학년 학생들이었다"고 폭로한 뒤 "사회주의 특유의 동원체제로 만들어진 댐들이 중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암적인 존재가 됐다"고 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