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한중일은?
팬더내꺼! |
2005-07-09 06:31:31
[매경포럼] 2030년 한국 중국 일본
요즘 중국이 치고 나오는 것을 보면 무서울 정도다. 방대한 규모의 무역흑자를앞세워 미국의 컴퓨터, 가전업체를 사들이고 한국의 쌍용자동차는 이미 상하이기차(汽車)가 인수했다. 어려운 기술개발을 할 것 없이 아예 통째로 사들이는 전략이다.
그리고 이번엔 미국의 석유개발업체 유노컬(Unocal) 인수를 놓고 셰브런과 중국해양석유(CNOOC)가 정면으로 붙었다. 인수 오퍼가격도 매일 10억달러씩 올리다시피 해 이젠 현찰 200억달러까지 높여 셰브런이 백기를 드는 상황이다.
워싱턴 정가는 세 불리를 느낀 나머지 에너지 안보론으로 호소하는 형국이어서과연 중국의 인수작전이 성공할 것인지 온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공포증(Sino-phobia) 혹은 황화(黃禍)론에 대해서는 일본의 걱정도 만만치않다. 어차피 아시아의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며 자칫하면 미국의 관심권에서 멀어져 내팽개쳐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지난 4월 말께 나온 '일본 21세기 비전'은 이 같은 염려에서 작성된 것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비롯해 각료, 도쿄대 교수 등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일본이 2030년에 국제적 위치가 어디쯤 가 있을지를 추론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 학자들이 2030년 한국의 지위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고서는 일본이 성공하는 경우와 실패할 경우 두 가지를 상정하고 있다. 먼저성공하는 경우 2030년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10조달러, 미국은 37조달러, 중국 36조달러, 일본이 성공적으로 국가경영을 해도 중국 경제의 3.6분의 1에 불과하고 미국과 중국은 맞먹는 것으로 돼 있다. 이때 한국은 3조달러를 달성한다. 1인당 소득은 일본 8만3000달러, 한국 5만5000달러이고 미국은 10만200달러가 된다.
일본이 실패하는 경우는 어떻게 되는가. GDP는 4조달러에 머물러 중국의 30조달러에 비해 형편없이 쪼그라든다. 1인당 소득조차 3만5000달러로 한국의 4만8000달러보다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략적 가치가 줄어 미국도 거들떠 보지 않고 한국에도 채이게 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할 시나리오라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분수령은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 젊은 피로 노동력을 수혈하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아세안 통화 등에서 중국과 한국에 선수를 빼앗기느냐의 여부라고 진단했다.
올해 초 미국의 중앙정보국(CIA)도 '2020 리포트'를 냈다. 미래학자, 역사학자, 과학자 등 최고 전문가 25명이 팀을 짜서 2년 간 다듬어 만든 것이다.
리포트는 2020년 미국은 더 이상 세계를 움직이는 엔진이 아니며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끌려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미 성향, 생명공학의 장래, 전쟁의본질과 변화, 무슬림의 세계 등을 담고 있다고 한다.
통이 큰 중국은 2050년까지 내다보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겨가고 있다.
2020년까지는 현재의 GDP를 4배로 키워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중진국 수준) 사회로 들어가자는 것이다. 이어 2050년까지는 또다시 4배로 경제규모를 키우는 다퉁(大同) 사회 건설을 목표로 걸었다. 다퉁 사회란 현재의 최선진국들이 가장 잘사는 기준과 완전히 같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21세기 중반쯤에는 국력 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국민생활의 질도 세계 최고로 치고올라가겠다는 포부인것이다.
이번엔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한국은 2020년 무엇이 되겠다고 꿈꾸고 있는가. 2030년은? 2050년은? 정부가 국민 앞에 제시한 자료는 2050년 한국은 세계에서 65세 인구 비율이 가장 많아큰일났다는 얘기뿐이다. 그리고 2012년까지 행정중심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정도다. 일본의 보고서는 한국의 미래상이 대단할 것으로 평가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들 국민에게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한 양념으로 보인다.
사실 우리야말로 예기치 않은 통일 변수를 포함해 성공과 실패 시나리오를 가장 많이 연구하고 대비책을 세워도 모자랄 판이다. 공공기관 이전이나 부동산과의 전쟁 같은 것은 길게 보아 곁가지일 뿐 온통 국력을 쏟아부을 만한 사안도 못 된다. 우리보다 국력이 훨씬 강력한 미국 일본 중국이 30년, 50년 앞을 내다보는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우리 리더들도 2030년 한국의 그림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김세형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