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버블을 경계한다.(펌)
독재자 |
2005-06-25 06:17:06
'차이나 버블'을 경계한다
김익수 ·고려대 교수 ·경영학
‘타오광양후이(韜光養晦)’.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생전에 즐겨 하던 말이다. 이 말은 중국 국가발전 전략의 기본 철학이 돼왔다. 이 말에 따라 중국은 지난 25년간 겉으론 야심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조용히 실력을 길러왔다. 이제 미국과 일본도 두려워할 정도의 경제·무역 대국으로 컸다.
그러나 요즘 들어 중국 경제성장의 질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 중국 경제는 내부지향성이 커 GDP(국민총생산) 대비 순수출의 비중이 2.2%밖에 안 된다. 전체 고정자산 투자에서 외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4.4%에 불과하다. 반면 민간 소비와 고정자산 투자에 대한 의존도는 각각 55.5%, 42.3%로 매우 높은 상황이다. 특히 작년의 경우, 건설과 설비투자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 각급 지방정부와 지방 기업들이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호화 빌라·아파트·오피스빌딩·골프장과 철강 플랜트 건설에 중복·과다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작년 10월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한편, 과열 업종과 부문에 대한 긴축정책을 강화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연착륙(soft-landing)했다는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올 들어 1∼2월만 해도 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도시의 고정자산 투자는 중국 정부의 통제 목표치인 16%를 넘어 25%나 증가했다. 위안화(元貨) 절상을 기대한 외국 핫머니도 대규모로 유입되어 외환관리 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요즘의 중국 분위기로 볼 때, 환율 제도 개편과 통화 및 외환관리 강화, 그리고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금리인상 등 종합적인 정책 조치가 단행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 조치들이 정말 효과적일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그런 데다가 금리인상 조치가 위안화의 매력을 높여 오히려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지향적 환율 제도가 조속히 도입된다면 모르지만, 2008년 올림픽 준비나 다른 정치적 이유로 인해, 새 환율 제도의 도입이 미뤄지고 금리 인상이나 행정 규제에만 의존할 경우, 중국 경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버블 폭발 압력에 직면할 수도 있다. 특히 지방정부의 무분별한 건설투자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버블 붕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면 사태는 나사 모양으로 재정과 금융시스템의 부실화, 그리고 소비·투자의 위축으로 발전돼, 중국경제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는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5% 내외의 위안화 절상보다 오히려 중국 부동산 버블의 예기치 않은 붕괴다. 버블이 여기저기서 터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는 금리 인상보다는 새 환율 제도의 빠른 도입과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기업 지배구조의 개혁, 재정과 금융시스템 건전화, 자본시장의 효율화 조치에 나서야 할 때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도 하루빨리 단행해 투기 유인을 차단해야 한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중국의 금리나 환율 변동 추이, 부동산 시장의 동향과 거시경제 정책 내용을 면밀히 추적해서, 위안화 절상과 부동산 버블 붕괴 리스크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에서 부동산 투기를 통해 ‘제2의 강남 신화’를 이루겠다는 환상을 하루속히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독재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