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마저 made in china 쇼크

수임  |   2005-05-30 03:31:49
                                          
        
기술력 무시못할 中저가품, 한국기업 강타  
섬유 등 이어 전자·자동차도 '황사바람'
가격경쟁 밀려 도산·사업철수 잇따라


[조선일보 김희섭, 조형래 기자]

중국 최대의 가전업체 하이얼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국 신문에 에어컨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국산보다 15~20% 싼 하이얼 에어컨은 롯데마트·그랜드마트 등 할인점과 테크노마트,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팔리고 있다. 하이얼은 국내 와인냉장고 시장에서는 이미 1위를 차지했으며, 대형 냉장고·디지털TV·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자레인지·VCR 등 중국과 가격경쟁이 안 되는 제품군은 아예 사업 자체를 접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에도 중국의 황사(黃沙) 바람이 거세다. 섬유·화섬 등 노동집약 산업이 ‘메이드 인 차이나’에 밀려 쇠퇴한 데 이어 전자·통신·자동차 등 첨단 분야에서도 갈수록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공세에 아예 문을 닫거나 인수당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IBM의 PC사업을 인수한 중국 레노버사(社)는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 컴퓨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재용 한국레노버 사장은 “우월한 가격경쟁력에 IBM의 기술력까지 합치면 이른 시일 안에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올 초 해외지사 중 한국에서 처음으로 현지인을 지사장에 임명하는 등 ‘100% 현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를 통해 올해 KT 등 한국기업에 100억원 어치의 장비를 납품할 계획이다.




상하이자동차는 자신들이 인수한 쌍용자동차에 중장기적으로 중국산 부품을 장착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에 들어가는 상당수 부품이 중국산으로 대체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했다. 미국·유럽 등 해외 소형차 시장에서 호평받는 한국업체들도 조만간 체리·쟝링 등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몰락하거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보컴퓨터는 올 들어 주거래처인 미국 HP사가 PC 납품업체를 중국에 생산기반을 둔 대만업체로 교체하면서 결정타를 맞았다. 올 들어 중견 PC업체인 현주컴퓨터·현대멀티캡도 줄줄이 부도를 냈다. 삼성전자는 노트북 생산라인은 모조리 중국으로 이전하고, 데스크톱PC는 중소기업에 위탁생산하는 등 중국의 공세에 대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의 섬유·화섬업체들은 중국에 완전히 밀려난 상태다.


특히 화학 섬유의 원료인 폴리에스터 원사(原絲) 같은 범용 상품은 가격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에서도 중국업체들에 완전히 따라잡혔다. 실제로 효성·코오롱·휴비스·대한화섬 등 국내 대표적인 화섬 업체들은 작년과 올해에 걸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많게는 화섬 공장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를 감원하기도 했다. 또 금강화섬처럼 아예 파산을 한 업체들도 수두룩하다.

요즘 잘 나가는 철강업체들과 조선업체들도 중국의 공세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철강업계의 ‘블랙홀’이라고 불릴 정도로 철강 수입을 많이 했지만, 작년 중국 당국의 긴축정책 발표 이후 공급과잉 조짐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03년에만 해도 180만t에 머물렀던 중국산 철강 수입이 작년에는 430만t으로, 올해에는 4개월 만에 270만t으로 폭증하고 있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이르면 2008년부터는 중국 기업들이 현재 한국 철강업체에서 생산하는 대부분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코트라가 주최한 ‘10년후 중국’이라는 포럼에서 박한진 코트라 상하이무역본부 차장은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10년 후면 외국에 진출한 중국기업 숫자가 100만개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희섭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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