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로 찾는 한민족의 뿌리 | 민족의뿌리
몽골반점 |
2005-05-10 1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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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로 찾는 한민족의 뿌리 | 민족의뿌리
2005.05.05 13:03
북방 아시아인의 남진과 한반도로의 이동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 결과를 보면 동북아시아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인디언들의 중심 그룹이 이동한 것이 1만4천년 전이며, 중국 북부의 신석기 시대 최초의 유적이 7천∼8천 년 전쯤으로 추정되고, 아이누인들의 정착도 8천∼1만 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 이 이야기의 전면적인 모습과 세부 사항에 대하여는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수 년 전부터 일본인의 기원을 찾는 연구를 연 10억 엔의 예산으로 진행하고 있다.
어쨌거나 동북 아시아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한 것은 1만4천여 년 전이며 이들이 현 아메리카 인디언의 선조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시기가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는 시점이며, 빙하가 녹으면서 동북아시아에 살던 사람들이 아메리카로 이동하였다는 것도 상식이 되어 있다. 이 말을 뒤집으면 그 전까지는 이동할 수 없었다는 말이다. 즉, 빙하가 녹으면서 사람이 이동할 수 없는 장벽이 제거된 것이다.
아래 그림은 미국 우주선에서 동북아시아를 관찰한 것으로 중국 동부 지역이 저지대를 이루고, 중국 북부는 퇴적물이 쌓인 고지대임을 시사한다. 나사(NASA)에서 제공하는 인공위성 촬영 사진집 『눈에 보이는 지구(Visible Earth)』에 나오는 여러 사진들을 보고, 알라스테어 도우슨이 마지막 빙하기에 있었던 아시아 지역의 빙하 위치와 주요 산맥들, 그리고 빙하가 녹으면서 만든 퇴적층의 분포를 나타낸 또다른 그림을 보면 현재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 지질학적으로 최근에 상당히 큰 변화를 겪었음을 알 수 있다.
북부 중국에 신석기 시대의 사람이 정착한 것이 1만1천 년 전이라면 역시 빙하가 녹으면서 장벽이 제거되어 사람들이 남으로 내려오게 된 것을 의미한다. 즉, 히말라야 산맥에서부터 몽골 지역과 시베리아를 잇는 광대한 지역이 마지막 빙하기에는 빙하로 덮이거나 광대한 동토여서 사람들이 이동할 수 없는 장벽을 만들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칼 호수와 한민족의 뿌리
바이칼 호수는 길이가 636km, 최대 너비 79km, 면적 30,150km2으로 유럽의 중소국가 벨기에의 크기와 같다. 그 둘레는 2,200km이며, 최대 깊이 1,742m로 세계에서 가장 넓고 가장 깊은 호수인데, 나는 여러분에게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곳이 마지막 빙하기에 어떠하였을까를 한번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당시 호수의 수면은 훨씬 낮았을 것으로 생각하고, 식용 물고기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바이칼호에서만 사는 동물 종이 무려 1,200종이나 되고, 이들은 세계 어느 지역의 생물과도 다르며 유전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즉 이들 생물들은 바이칼호에서 진화하고 살아남은 것이다.
바이칼호 주변에는 고고학적 유적들이 무수히 널려 있다. 구석기 시대로부터 계속하여 이곳에 사람들이 거주하였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3만∼5만 년 전 시기의 고고학적 유적이 전혀 발굴되지 않는데 비하여, 더 추워 사람이 살 수 없었을 것 같은 이 지역에서, 그것도 마지막 빙하기에 왜 그런 복잡한 문화가 발달하였는지 수수께끼이다. 더구나 이르쿠츠크 대학의 학자들은 이들의 문화가 세계 어느 곳의 문화와도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필자는 북부 아시아인의 조상이 간빙기에 이곳으로 이동하였다가 오래 머물면서 앞서 이야기한 추위에 이기는 특성을 얻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마지막 빙하기에 시베리아의 다른 지역이 모두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었던 데 비하여, 이 부근에서 북방 아시아인의 유전자 풀이 형성되었기 때문이고, 이곳만이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1990년 6월, 미소 합동조사단은 바이칼호를 초음파를 이용하여 광범위하게 탐사한 바 있는데, 그 결과에는 흥미로운 것이 많다. 가령 호수 420m의 깊이에서 뜨거운 물이 솟는 구멍을 발견하였는데, 과거 이 부근이 마른땅이었다면 사람들이 극히 선호하는 지역이 되었을 것이다.
이르쿠츠크 대학의 우핌체프 교수는 바이칼호의 서쪽 벽이 매년 1cm씩 융기하고 있으며, 동쪽은 매년 침강하고 있는데, 호수 자체는 2∼3cm씩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지질연구소의 김주용 박사는 이 수치에 대하여 의문을 나타내고 있는데, 5만 년이라면 5백 미터나 올라온 것이고, 동쪽은 지금보다 5백 미터나 높은 벽이었을 것이다.
바이칼호에는 지금도 매년 3천여 회의 지진이 일어나고 있고, 동쪽에 있던 마을이 수년 전 물 아래로 잠긴 것은 아직도 이 지역의 지각이 변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또 우핌체프는 바이칼호에 현재 수면만큼 물이 올라온 것이 1만2천 년 전이라고 하고, 서북에 위치한 앙가라강에 물이 흐르기 시작한 것이 5만 년 전이라 하며, 이 강의 수심이 10미터 이상이란 사실은 강의 아래에 퇴적물이 쌓인 것을 감안하면, 바이칼호 지역의 많은 부분이 과거 뭍으로 드러나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물론 호수 아래에도 고고학적 유적들이 많이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즉, 과거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면서 당시의 저지대가 물에 잠겼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러한 가설 아래 현재 흑해에서는 미국과 불가리아의 합동 탐사팀이 타이타닉 잔해를 찾아낸 유명한 미국인 탐험가 로버트 발라드의 지휘 아래 활동하고 있다.
2001년 9월 8일자 소피아 발 AP통신에 의하면, 이들은 대홍수 이전에 이 지역에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보다 앞선 문명이 존재하였다는 가설을 추종하는데, 빙하기 말에 빙하가 녹아 내리면서 바닷물이 넘치기 시작하여 지중해의 엄청난 물이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하여 흑해로 흘러들었고, 이로 인해 원래 담수호였던 흑해와 주변의 문명들이 바다가 된 흑해 속으로 잠겼다는 것이다. 필자는 비슷한 불행이 바이칼호에도 일어났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의 고대 신화를 보면 ‘뽕 밭이 바다가 되었다[桑田碧海]’든지, ‘하늘까지 차 오르는 홍수’ 때문에 사람들이 다 죽고 오누이인 복회와 여와만 살아 남아서 중국인의 선조가 되었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 오고 있다.
인류의 고대 신화에 거대한 홍수가 있었다는 것은 이제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도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는 북부 아시아인들의 선조들이 거대한 홍수를 만나 바이칼호를 탈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빙하가 녹으면서 변두리에 있던 사람들이 남으로 생기는 새로운 통로들을 발견하고 먼저 이동하였을 가능성도 크다.
새천년 한민족과 바이칼 호수의 중요성
유전적으로 보아 우리 민족의 뿌리는 크게 두 갈래이며, 약 70∼80%는 북방계, 20∼30%는 남방계이고, 일부 유럽인과 다른 그룹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방계는 아마도 다시 몇 그룹으로 분리될 수 있을 것이며, 아마 이것이 이제마가 사상의학(四象醫學)을 제시한 유전적 근거일지도 모른다.
애리조나 대학의 해머 교수 등은 동아시아인 집단형성이 보다 복잡한 여러 경로를 통하여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는데, 그는 Y염색체 DNA 분석을 통하여 중앙아시아의 유전자 풀이 동북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집단에 상당한 기여를 했으며, 일부는 최근의 집단 팽창을 통하여 중국 남부 또는 동남아시아의 유전자풀이 우리 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 기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욱 교수가 Y염색체 DNA 및 미토콘드리아 DNA 변이분석을 통하여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집단의 유전자 풀은 동북아시아인 집단의 유전자 풀이 대부분이나 이와 함께 중국 남부 및 동남아시아인 집단의 유전자 풀이 상당량(약 30% 정도) 혼합된 결과로 나타나고, 우리나라 집단은 동아시아인 집단 중 중국인과 가장 가까운 유전적 변이를 지니고 있고, 일본인은 한국인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에, 한국인 집단은 적어도 두 개 이상의 경로로 온 사람들의 혼합으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보면 조몽인과 야요이인의 혼혈로 이루어진 일본의 경우와 유사할 가능성이 극히 높으나, 미토콘드리아 DNA의 클러스터를 보면 A, C, D의 세 그룹으로 대표되는 북방인과 B의 남방인, 그리고 F 와 G의 드문 그룹이 혼재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연구는 하플로그룹 B와 F가 비만증 내지 당뇨병과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하는데, 유전형과 질병, 그리고 인류의 이동과의 관계 등에 대하여는 동북아시아인에 대한 자세한 유전자 풀의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유명한 진화론자 도브잔스키는 “당뇨병과 같이 흔한 유전적 질환의 이해는 인류의 진화 과정과 적응한 환경에 대한 이해 없이는 올바르게 접근할 수 없다.”라고 갈파한 바 있다.
새천년을 맞이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이칼호를 찾기 시작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도 있다. 가서 보면 우리의 선조가 바이칼호 근처에서 왔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글·이홍규(서울대 의대 교수, 내분비대사영양연구소 소장, 아시아 미토콘드리아 학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