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

딸  |   2006-03-01 04:43:55
진(晉)나라 왕 문공이 사냥을 나갔다. 짐승을 쫓아 숲을 헤매다가 수행원들과 떨어져 혼자 남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길을 잃고 늪에 빠져 위험에 처했다. 마침 한 농부가 그곳을 지나다가 늪에 빠진 왕을 발견했다. "귀한 분 같은데 어찌 길을 잃고 늪에 빠져 계시는 거요." "짐은 이 나라의 임금이다. 그대가 나를 이 늪에서 구해준다면 큰 상을 내릴 것이다. 어서 이 늪을 빠져나가는 길을 안내하라." "상 같은 것은 필요가 없고 대신에 저의 말씀을 들어 주시길 청합니다." "좋다. 먼저 길부터 안내하라." 농부의 안내로 늪을 무사히 빠져 나온 문공이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 "그대가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가? 말해 보라!" 농부가 침착하게 말했다. "홍곡(鴻鵠)이라는 새를 아시는지요. 그 큰 새는 넓은 하해(河海) 안에 살기 때문에 위험이 없이 자유롭게 생명을 영위합니다. 만약 그 홍곡이 하해가 싫다하여 다른 작은 곳으로 옮겨가서 살면 반드시 큰 병을 얻게 됩니다. 거북이 또한 깊은 바다에서 보호를 받습니다. 그가 깊은 바다를 떠나서 육지로 올라온다면 사람이나 맹수들에게 잡혀 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하온데 어찌하여 임금께서 여기까지 멀리 행차하시어 사냥을 하고 계시옵니까?" 농부의 말을 들은 문공이 무릎을 치며 말했다. " 오! 참으로 훌륭한 말이로다.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가? 과인이 그대의 이름과 이 이야기를 꼭 기억했다가 기록에 남길까 한다. 그리고 그대의 소원이 무엇인가. 과인이 큰 상을 베풀 것이다." 농부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임금께옵서 저와 같은 촌부의 이름을 기억하여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저 저의 말씀을 좀 귀담아 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임금께서 하늘을 받드시고 땅의 일을 성실히 하고 사직(社稷)을 공경하며, 이웃나라와 평화롭게 지내고 백성을 자애로 대하며, 백성들의 부역과 조세를 가볍게 하여 온 나라의 백성이 근심없이 살게 된다면 이미 저에게 상을 주신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임금께서 하늘을 공경하지 않고 이웃나라들과 싸움을 일삼으며 제후들에게 신뢰를 잃고 백성들은 이로 인해서 부역과 세금에 시달려 고향을 버리고 유랑한다면 농부인 소인에게 큰 보물을 하사한들 어찌 오래도록 그것을 누릴 수 있겠습니까?" 농부는 이렇게 사양하며 자신의 집과 일터로 돌아갔다. ■ 출처 : 劉向 편술, <新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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